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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리뷰 – 죽음 앞에서도 빛났던,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시간
한눈에 보는 영화 정보
- 제목: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君の膵臓をたべたい)
- 장르: 멜로, 드라마
- 감독: 츠키카와 쇼
- 출연: 키타무라 타쿠미, 하마베 미나미, 오구리 슌, 키타가와 케이코
- 개봉: 일본 2017년 7월 28일 / 한국 2018년 10월 25일
- 러닝타임: 115분
- 평점: 네이버 9.24 / 왓챠 4.0 / IMDb 7.7
- 누적 관객 수: 약 36만 명 (한국 기준)
제목부터 뭔가 충격적인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솔직히 제목만 봤을 땐 호러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감성 폭발 청춘 멜로였다. 근데 그냥 흔한 일본 감성 멜로가 아니고, 죽음을 앞둔 한 사람과 아무 관심도 없던 또 한 사람이 우연히 얽혀서 서로의 인생에 깊숙이 스며드는 이야기. 죽음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담담하게, 때론 귀엽게, 때론 가슴 먹먹하게 풀어낸 게 생각보다 여운이 길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줄거리
혼자 책 읽는 게 취미고, 친구도 없고, 사람한테 관심도 없는 외톨이 주인공 '나'. 우연히 병원에서 '공병문고'라는 일기장을 줍게 되는데, 이게 같은 반 인기녀 '야마우치 사쿠라'의 비밀 투병일기다. 사쿠라는 췌장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가족 외에는 그 사실을 숨기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이 비밀을 알게 된 유일한 사람이 '나'가 되면서, 사쿠라는 '나'에게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은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인생에 깊이 스며들게 된다.
솔직 감상 – 보고 나서 머릿속에 남은 것들
일단 사쿠라 역 맡은 하마베 미나미 연기 진짜 미쳤다. 그냥 귀엽고 밝은 인기녀인 줄 알았는데, 그 밝음 뒤에 숨겨진 외로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래도 끝까지 웃으려는 애쓰는 모습까지 디테일하게 다 살리더라. 췌장병이라는 설정이 분명 슬픈데, 사쿠라 성격 덕분에 우울하게 끌고 가지 않고 오히려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가는 게 더 울컥했다.
키타무라 타쿠미가 연기한 '나'도 진짜 현실적인 아싸 그 자체. 남들한테 관심도 없고, 인간관계 자체를 귀찮아하는데, 사쿠라랑 엮이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웠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거칠지만, 그 속에 서툰 진심이 묻어 있어서 더 와닿더라.
그리고 이 영화 특이한 게, 성인 시점이랑 학생 시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진행된다. 성인 '나'는 오구리 슌이 맡았는데, 사쿠라와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흐른다. 그냥 첫사랑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사람과의 만남이 남은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 꽤 깊었다.
결말 - 스포주의!!!!
솔직히 시한부 설정 나올 때부터 슬픈 건 예상했는데, 이 영화는 예상한 방식으로 울리는 영화는 아니다. 보통은 병세 악화 → 임종 이런 흐름일 줄 알았는데, 사쿠라는 병이 아닌 묻지마 흉기 사건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이 전개가 호불호는 좀 갈릴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더 현실적이라서 충격이 컸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걸 알고 있어도, 그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 남은 시간이 소중한 건 맞지만, 그 끝은 우리가 정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
사쿠라가 남긴 편지에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제목의 진짜 의미가 담겨 있다. "누군가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의미가 담긴 일본 옛말에서 따온 문장인데, 사쿠라는 '나'라는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고, 자신이 남긴 시간과 감정이 '나' 안에서 살아가길 바랐다.
결국 '나'는 사쿠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사쿠라의 죽음 이후 처음으로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사람을 믿고, 세상에 마음을 열게 된다. 사쿠라는 떠났지만, 사쿠라가 남긴 시간은 '나'라는 사람 안에서 계속 살아있다는 거다.
개인적 명장면
개인적으로 여행 가서 같이 라멘 먹고, 숙소에서 장난치던 장면이 너무 좋았다. 병이란 걸 알고 나서도, 사쿠라는 최대한 평범하게,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애쓴다. 그 밝음이 얼마나 애틋한 건지, 그 장면에서 확 와닿더라.
그리고 마지막에 '나'가 사쿠라의 편지를 읽으면서 오열하는 장면. 영화 보면서 한번도 안 울다가, 여기서 바로 터졌다. "나는 너의 일부가 되고 싶었어"라는 사쿠라의 진심이 너무 선명하게 전해져서, 진짜 숨 못 쉬고 울었다.
솔직히 아쉬운 점
사쿠라가 병으로 죽는 게 아니고, 갑자기 묻지마 살인으로 죽는 전개는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음. 원작에서는 병사인데, 영화만 이렇게 바꿨거든. 근데 이게 어떤 의미에서는 더 현실적이고, 반대로 어떤 사람한테는 감정선 끊기는 느낌도 있어서, 이 부분은 취향 확실히 탈 듯.
그리고 감성 터지는 대사들이 많긴 한데, 약간 오글거린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일본 감성 멜로 안 맞는 사람한테는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런 사람한테 추천함
- 일본 감성 멜로 좋아하는 사람
- 죽음과 이별, 기억과 추억 같은 테마 좋아하는 사람
- 하마베 미나미, 키타무라 타쿠미 청춘 연기 궁금한 사람
- 원작 소설이나 애니메이션판 팬인 사람 (비교하며 보는 재미 있음)
- 비 오는 날 감성 충전하고 싶은 사람
결론 – 너의 일부로 남아, 내 안에서 영원히 살아갈 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제목만 보면 충격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 사람의 일부로 남아 서로의 시간 속에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사쿠라는 떠났지만, 사쿠라와 함께한 시간은 '나'의 일부로 남아
앞으로 살아갈 모든 날들에 영향을 주고,
비 오는 날마다 그 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비 오는 날, 창밖 보면서 한 사람을 진심으로 기억하고 싶은 날
꼭 한번 꺼내볼 영화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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